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최근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
민영방송 니혼테레비(NTV)가 지난 20~21일 자민당 당원과 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31%로 1위를 차지했고,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이 28%로 2위에 올랐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14%로 3위에 그쳤다. 이는 선거 초반에 이시바 전 간사장과 경쟁하던 고이즈미 전 환경상의 하락세가 뚜렷해진 것이다.
오는 27일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 투표와 당원·당우 투표를 합산해 결정되며, 당원·당우 표의 향방이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 결과를 총재 선거 방식에 적용해보면, 1차 투표에서 이시바 전 간사장이 당원·당우 121표,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 110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54표를 얻는 것으로 예상됐다.
국회의원 표를 포함해 계산한 결과, 1차 투표에서는 이시바 전 간사장이 약 160표,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이 140여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약 110표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로 이어지게 되는데, 예상대로라면 고이즈미 전 환경상의 탈락이 유력하다.
또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의 지지율 하락은 일반 시민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다. 마이니치신문과 사회조사연구센터가 성인 204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이시바 전 간사장이 26%로 1위를,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이 17%,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14%로 뒤를 이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의 하락세 원인으로는 그가 최근 ‘부부별성 제도'(부부가 서로 다른 성을 사용할 수 있는 제도)의 법제화를 공언한 것이 지목된다. 한편, ‘여자 아베’로 불리며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노선을 따르는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은 이러한 논쟁을 통해 보수층 지지를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가오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고이즈미의 하락세와 다카이치의 상승세가 최종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