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에서 재일 한국계 학교인 교토국제고등학교의 우승 소식을 함께 기뻐하고 있다. 교토국제고는 야구부 창단 이후 처음으로 고시엔 정상에 올랐고, 이들에게 경식 야구공 1000구를 지원한 KIA 구단도 그 기쁨을 나누었다.
23일 고시엔 결승전에서 교토국제고는 연장 10회 접전 끝에 간토다이이치고(관동제일고)를 2-1로 이기고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는 1947년 재일교포들이 민족 교육을 위해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가 전신이며, 2003년 일본 정부의 정식 인가를 받으면서 현재의 이름으로 변경되었다. 야구부는 1999년에 창단되었고, 이번 우승은 짧은 역사 속에서 이뤄낸 쾌거다.
KIA 타이거즈의 심재학 단장은 “우리 입장에서는 작은 도움을 줬을 뿐인데, 교토국제고가 고맙다고 하니 오히려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봄, 교토국제고가 KIA로부터 경식 야구공 1000구를 지원받은 이후 박경수 교장이 감사의 편지를 보낸 사실도 전했다. 이 작은 지원이 교토국제고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되었고, 고시엔 무대에서의 우승으로 결실을 맺었다.
심 단장은 교토국제고의 사정을 오사카 방문 중에 접하게 되었고, 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경식 야구공임을 듣고 이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KIA 구단의 야구공을 받은 교토국제고는 그 감사함을 표현했고, 이번 우승을 통해 그들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특히 심재학 단장은 교토국제고가 우승한 뒤 한국어 교가가 흘러나오는 순간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고시엔 구장에서 한국계 학교가 우승하고, 한국어로 교가가 울려 퍼지는 것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가슴이 뭉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토국제고는 한국어로 된 교가로도 유명한데, 이 교가는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가사로 시작한다.
KIA는 이번 대회 결과와 관계없이 교토국제고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심 단장은 “구단의 최준영 대표이사님도 사회활동과 기부에 관심이 많으셔서, 이번 우승과 상관없이 교토국제고를 계속해서 도울 방법을 찾고 있었다”며 “앞으로도 야구용품 등 필요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IA 타이거즈의 작은 지원이 교토국제고의 역사적인 우승에 기여하며, 두 팀의 인연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