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장관 전격 경질…트럼프 측근도 권력투쟁서 밀려

미 국방부가 해군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되던 인사까지 경질되면서 국방부 내부 권력 재편이 한층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22일 미 국방부는 존 필런 해군장관의 해임을 공식 발표했다. 후임이 임명될 때까지 해군 차관인 흥 카오가 직무대행을 맡는다.

이번 조치는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단행됐다. 미 해군이 중동 해역에서 봉쇄 작전을 수행 중인 가운데, 전체 전력의 약 40%가 해당 지역에 집중된 상태다. 작전 수행 중 수장 교체가 이뤄지면서 지휘 체계 혼선 우려도 제기된다.

경질 배경에는 국방 수뇌부 간 갈등이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필런 장관은 재임 기간 내내 긴장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평가다. 특히 필런 장관이 대통령과의 직접 소통 채널을 활용해 국방장관을 우회한 점이 갈등을 키운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필런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로, 플로리다 마러라고 인근에 거주하며 수시로 접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의회 청문회에서 대통령과 심야에도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함정 건조 정책을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갈등은 해군 전력 확대 구상을 둘러싸고 폭발했다. 필런 장관이 ‘현대식 전함’ 건조 계획을 국방장관 보고 없이 대통령에게 직접 제안하면서 내부 반발이 커졌다. 이후 국방부는 잠수함 획득 권한을 해군에서 분리해 부장관 직속으로 이관하는 등 필런의 영향력을 단계적으로 축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질 시점도 주목된다.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할 예산 세부안을 공개한 직후 해임이 이뤄졌다. 해당 예산에는 함정 건조 분야에만 658억달러가 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전력 확대 설계자가 예산 공개 직후 교체된 셈이다.

이번 인사는 국방부 권력 구조 변화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헤그세스 장관은 취임 이후 1년여 동안 20명에 가까운 군 고위 인사를 교체하며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육군참모총장 해임과 육군장관과의 갈등도 이미 표면화된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진행되는 ‘충성 인사’와 지휘 체계 재편의 일환으로 본다. 각 군이 보유하던 인사·조달 권한을 국방장관 중심으로 집중시키려는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되던 인사마저 교체되면서, 국방부 내 권력 주도권이 장관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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