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들이 유튜브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허위 정보에 대해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콘텐츠 제작자와 기업 간 갈등이 전면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자극적인 비난과 의혹 제기로 조회수를 끌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게임사 브랜드와 주주가치까지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감이 배경이다.
엔씨소프트가 선제적으로 칼을 빼 들었다. 엔씨소프트는 4월 초 서울 강남경찰서에 유튜브 채널 ‘영래기’ 운영자를 허위사실 유포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자사 게임 ‘리니지 클래식’과 관련해 불법 프로그램 방치 및 정상 이용자 제재 등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방송했다는 판단에서다. 내부 데이터 분석과 외부 전문가 검토를 통해 해당 주장들이 허위라는 입장을 확정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또 다른 유튜브 채널 ‘겜창현’ 운영자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고소와 민사 소송을 동시에 제기했다. ‘아이온2’를 둘러싼 반복적 허위 콘텐츠가 이용자 피해와 기업 명예 훼손으로 이어졌다는 판단이다.
이 같은 강경 대응은 최근 게임 이용자들의 민감도가 급격히 높아진 환경과 맞물려 있다. 확률형 아이템 논란과 운영 실수 등이 누적되면서 게임사에 대한 불신이 커졌고, 이를 겨냥한 비판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일부 유튜버들은 강도 높은 비난과 의혹 제기로 이용자들의 ‘대리 만족’을 자극하며 조회수를 끌어올리고, 이를 수익으로 연결시키는 구조를 형성했다.
문제는 이러한 콘텐츠가 사실 검증 없이 확산되며 부정적 여론을 증폭시키는 데 있다. 이용자 반응에 민감한 라이브 서비스 특성상 게임사들은 그간 대응을 자제해 왔지만, 허위 정보가 브랜드 가치와 매출에 직접 타격을 주는 사례가 늘면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다만 법적 대응의 실효성에는 한계도 지적된다. 허위 정보가 공개되는 순간 이미 평판 손실이 발생하고, 이를 사후적으로 회복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현행법상 피해 기업이 허위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도 크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으로 고의적 허위 정보 유포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이 도입됐지만, 방송 중 불법 프로그램 홍보 등은 여전히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대응 기조가 확산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펄어비스 역시 주주총회에서 허위 정보 유포 대응 필요성이 제기됐고, 향후 적극 검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동안 판례가 축적되지 않았던 영역인 만큼, 이번 법적 공방 결과는 향후 기준선 역할을 할 전망이다. 무분별한 의혹 제기와 자극적 비난이 수익으로 이어지는 구조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