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이 촉발한 이른바 ‘칩플레이션’이 현실화되면서 IT 기기 전반의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노트북과 태블릿을 넘어 게임기까지 줄줄이 인상되며 소비자 부담이 빠르게 확대되는 양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주요 제품 가격을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LG전자는 ‘그램’ 일부 모델 가격을 최대 60만원 인상했으며, 2026년형 16인치 모델은 300만원 중반대로 올라섰다.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북6’ 시리즈와 태블릿 가격을 올리며 일부 노트북은 300만원을 넘는 고가 구간에 진입했다.
글로벌 업체들도 가격 인상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대만 에이수스는 PC 가격을 최대 25% 인상했고, HP와 델 역시 2분기 가격 조정을 예고했다.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PC 평균 가격이 추가로 20%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콘솔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는 약 100달러 이상 가격이 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시리즈 역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닌텐도도 가격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이 자리한다. 올해 1분기 D램 가격은 50% 이상, 낸드플래시는 90% 이상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2분기에는 D램 가격이 추가로 최대 90% 가까이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완제품 가격 압박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가격 상승의 구조적 요인도 뚜렷하다. 인공지능(AI) 서버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기업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 생산에 집중하고, 그 여파로 일반 소비자용 메모리 공급이 줄어든 것이 핵심이다. 공급 축소와 수요 확대가 동시에 작용하며 가격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업계는 신규 생산라인이 안정화되는 시점인 내년 말까지 이러한 상승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부 역시 PC와 노트북 가격 급등에 대응해 취약계층과 학생 대상 지원 확대, 시장 점검 강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