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제프리 엡스타인 연루설을 정면 부인하며 공개 청문회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남편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이례적 행보로 해석된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멜라니아 여사는 9일(현지시간) 백악관 블루룸에서 예고 없이 기자회견을 열고 “나를 엡스타인과 연결 짓는 거짓말은 오늘로 끝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중상모략”이라며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그는 엡스타인과 개인적 친분은 전면 부인하면서도 과거 같은 사교 모임에 참석한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친구였던 적은 없으며 어떤 관계도 맺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엡스타인의 공범으로 알려진 길레인 맥스웰 과의 접촉 의혹에 대해서도 “일상적인 수준의 연락”이었다고 해명했다.
특히 2002년 맥스웰에게 ‘러브’라고 서명한 이메일 논란에 대해 “사소한 응답에 불과하다”고 설명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또 엡스타인의 전용기 탑승이나 범죄 목격 여부도 모두 부인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발언에서 한발 더 나아가 미 의회를 향해 엡스타인 사건 피해자들의 공개 청문회 개최를 촉구했다. “생존자들이 선서 하에 진실을 말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문은 받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이 같은 요구는 민주당뿐 아니라 일부 공화당 강경파의 지지를 즉각 끌어냈다. 그러나 엡스타인 관련 기록 공개 문제를 둘러싸고 고심해온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지도부에는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기자회견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추가 폭로 가능성에 대비한 선제 대응이라는 분석과 함께, 최근 정치 상황에 대한 불만이 반영된 독자 행보라는 해석이 동시에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발언이 엡스타인 이슈를 다시 전면으로 끌어올리며 대선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을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