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과거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남녀를 차별한 혐의는 유죄로 최종 확정됐다. 다만 특정 지원자를 합격시키는 방식의 채용비리(업무방해) 혐의는 무죄 취지로 대법원이 판단하며 사건을 되돌려 보냈다.
대법원 1부는 29일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함 회장에 대해 2심이 유죄로 본 부분 중 업무방해에 해당하는 판단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다. 한편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에 대해서는 2심의 유죄 판단을 그대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함 회장은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만 파기환송심을 다시 받게 된다.
함 회장은 2015년과 2016년 하나은행 신입사원 공개채용 과정에서 지인의 청탁을 받고 서류 전형과 합숙면접, 임원면접에 개입해 특정 지원자의 점수를 조작토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남녀 채용 비율을 임의로 남성 중심 4대1 비율로 정해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합격권 밖 지원자들을 합격시키기 위해 함 회장이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남녀 차별적 채용 관행 역시 당시 관행적 요소가 있어 함 회장의 영향력 행사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2심은 일부 혐의 판단을 뒤집고 함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2심은 2016년 합숙면접에서 특정 지원자가 불합격권인 사실을 알면서도 인사부장 등과 공모해 합격자로 선정되게 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합리적 이유 없는 남녀 차별적 채용 계획을 승인·시행한 점을 근거로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을 인정했다.
대법원은 업무방해 혐의 판단과 관련해 “1심에서 합숙면접 당시 채용 담당자들이 함 회장으로부터 합격 기준 미달 지원자에 대한 재검토 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고, 인사부장이 보고하기 전후 합격자 변동도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심에서도 달리 일관된 증언이 없었고, 2심이 제시한 간접 사실들은 논리와 경험칙, 과학적 법칙에 의해 뒷받침되기 어렵다”며 함 회장의 공모 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증명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2심 판단을 확정하면서, 채용 과정에서 성별에 따른 차별적 비율을 정해 적용한 행위가 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결이 유지됐다.
이번 대법원 판단에 따라 함 회장은 남녀차별 고용 부분에 대해서는 형사책임이 확정됐으며,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파기환송심 결과가 추가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