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충칭 주재 일본 총영사에 대한 아그레망을 보류하면서 총영사관 수장이 한 달 넘게 공석인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2일 이 같은 상황이 외교 현안으로 비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주충칭 일본 총영사는 지난달 5일 전임자가 선양 주재 총영사로 이동한 이후 후임이 부임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수석 영사가 총영사 업무를 대행 중이다. 일본 정부는 후임 총영사 후보에 대한 승인을 중국 측에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아직 공식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칭 총영사관은 일본이 중국에 설치한 6개 총영사관 가운데 하나로, 충칭시를 비롯해 쓰촨성과 윈난성 등 서남부 지역을 관할한다. 일본 정부로서는 지역 외교와 경제 협력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아그레망 지연이 최근 악화된 중일 관계와 맞물려 있다고 해설했다.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 이후 중국의 강한 반발이 이어졌고, 일본 여행 자제 움직임과 희토류를 포함한 이중용도 물자 수출 통제 등 경제 분야를 넘어 외교 영역에도 영향이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언론은 재외 공관장이 인사 조정 문제로 일시 공석이 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상대국이 아그레망을 내주지 않아 결원이 장기화되는 사례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외교 소식통은 이를 두고 “중국의 괴롭힘”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 내부에서는 오사카 주재 중국 총영사를 둘러싼 갈등이 배경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해당 총영사는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 이후 소셜미디어에 과격한 표현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고, 일본 내에서는 추방 요구까지 제기됐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이 총영사의 추방 가능성을 경계해 충칭 총영사 승인 결정을 미루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은 외교 관례를 둘러싼 신경전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시사하며, 중일 간 외교 채널 전반의 긴장도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