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길거리 간식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붕어빵은 한·일 근대사와 식문화 교류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겉모습은 단순한 밀가루 과자이지만, 그 기원과 확산 과정은 두 나라의 산업화와 대중문화 흐름과 맞닿아 있다.
붕어빵의 뿌리는 일본의 타이야키에서 시작된다. 타이야키는 1900년대 초 도쿄에서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밀가루와 설탕, 팥소를 사용한 서양식 과자 기법이 일본식 노점 문화와 결합하면서, 길쭉한 도미 모양의 과자가 만들어졌다. 도미는 일본에서 길조와 축하의 상징이었고, 모양 자체가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다.
이 간식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한반도로 전해졌다. 1930년대 이후 도시를 중심으로 일본식 제과 기술과 노점 문화가 확산되면서 타이야키는 한국 환경에 맞게 변형됐다. 도미 대신 한국인에게 친숙한 붕어 모양이 채택됐고, 이름도 ‘붕어빵’으로 굳어졌다. 해방 이후에도 붕어빵은 값싸고 포만감 있는 간식으로 생존하며 서민 음식의 대표 주자로 자리 잡았다.
한국식 붕어빵은 일본의 타이야키와 차이를 보인다. 일본에서는 반죽이 비교적 얇고 팥소가 중심이 되는 반면, 한국에서는 반죽이 두툼해 빵의 비중이 크다. 여기에 슈크림, 고구마, 치즈 등 다양한 속재료가 추가되며 변주가 이어졌다. 이는 1990년대 이후 길거리 음식의 다양화와 소비자 취향 변화가 반영된 결과다.
최근에는 붕어빵과 타이야키 모두 전통 간식을 넘어 문화 아이콘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장인식 수제 타이야키가 지역 명물로 자리 잡았고, 한국에서는 프랜차이즈화와 SNS 확산을 통해 세대 공감형 겨울 음식으로 소비된다. 한·일 간식 문화의 교차점에서 탄생한 붕어빵은 단순한 길거리 음식이 아니라, 근대 이후 동아시아 대중 식문화의 이동과 변형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