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의 진술을 토대로 정치권에 제공됐다는 금품 의혹을 뇌물 사안으로 판단한 사실이 확인되며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특검은 지난달 내사 사건번호를 부여하면서 관련 인사들의 금품 수수가 단순 정치자금법 위반이 아니라 청탁을 전제로 한 뇌물 혐의에 해당할 가능성을 수사보고서에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영호는 2018년부터 2020년 사이 전재수 의원에게 명품 시계 2점과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고 진술했다. 이 과정에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현안 해결을 위한 청탁성이 있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시기 김규환 전 의원에게도 유사한 방식으로 금품을 건넸다는 취지의 진술이 나왔다. 임종성 전 의원 역시 수수자로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윤영호의 진술이 추정적이고 구체성이 떨어지는 데다, 특검법상 수사범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약 4개월간 수사를 진전시키지 않았다. 그러나 윤영호가 최근 법정에서 민주당 인사들도 금품을 받았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이 제기됐고, 결국 사건은 국가수사본부로 이첩됐다.
금품 제공 시점이 2018년이라면 정치자금법 위반 시효는 대부분 임박하거나 만료될 가능성이 있지만, 뇌물죄 시효는 15년으로 적용 범위가 훨씬 넓다. 특검이 뇌물 성격을 검토한 이유 역시 이 부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거명된 정치인들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전재수는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모든 금품수수 의혹은 허위라며 자신은 통일교로부터 어떤 형태의 금품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규환 또한 통일교 행사에 참석했으나 식사비조차 지원받지 못해 사비를 지출했다며, 윤영호가 ‘배달사고’를 무마하기 위해 임의로 자신의 이름을 언급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윤영호의 발언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가수사본부가 어떤 수사 방향을 잡을지 정치권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