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소폭 반등 흐름을 보인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다시 8만7000달러대로 급락했다. 글로벌 위험자산 심리가 뉴욕증시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가상자산 시장은 정반대 흐름을 연출하며 약세를 이어갔다.
1일 오전 11시 기준 코인마켓캡 시세에서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3%대 하락한 8만7390여 달러에 거래됐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 역시 4% 이상 떨어지며 2800달러 중반대로 밀려났다. 최근 9만달러 초반에 도달했던 국면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단기 하락 압력이 커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국내외 가격 차이를 의미하는 김치프리미엄은 2% 초반대에서 유지됐다.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시세는 해외보다 여전히 소폭 높게 형성돼 있다.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의 12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80%대까지 올라가며 비트코인이 9만달러선을 회복했지만, 위험회피 심리가 다시 강해지며 상승 동력이 빠르게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 등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이동, 미국 경제 지표의 둔화, 인공지능(AI) 투자 과열 논란 등이 복합적으로 조정 국면을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정치적 요인 해석도 등장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은 최근 기고에서 비트코인 약세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 약화와 연결 지으며 ‘트럼프 트레이드의 붕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가상자산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일축했다.
투자심리는 사실상 얼어붙었다. 글로벌 데이터 업체가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24점을 기록하며 ‘극단적 공포’ 단계에 진입했다. 한 달 가까이 이어진 비트코인의 약세가 투자자 심리를 빠르게 위축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관계자들은 단기적으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9만달러선에서 발생한 대규모 매도 물량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방향성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