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디지털 전환 맞물려 IT 인재 수요 급증…미국 제치고 ‘K-청년’ 선호 뚜렷
일본이 다시 한국 청년의 해외취업 1순위 국가로 올라섰다. 급속한 고령화와 디지털 전환(DX) 추진이 맞물리며 일본 기업들이 한국의 젊은 기술 인력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이 4일 발표한 ‘노동리뷰(2025년 10월호)’에 따르면, 2024년 10월 기준 일본에서 일하는 한국인은 7만5003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전문·기술직 비자(技術·人文知識·国際業務 등)를 보유한 인원은 3만4688명으로, 1992년 5000명에서 7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정보통신(IT) 업종 종사자는 약 1만 명으로 전체의 13.4%를 차지했다. 이는 도소매업(15.6%)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비율이다. IT 비중은 일본 내 외국인 취업자 가운데서도 두드러지며, 중국(10.4%)과 베트남(1.2%)보다 높았다. 반면 제조업 취업 비중은 9.2%로 베트남(38.3%)과 중국(17.1%)보다 낮았다. 한국 인력이 단순노무보다 첨단 기술 분야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류 관련 서비스업 성장세도 뚜렷하다. 숙박·음식서비스업 비중은 13.1%로 높은 편인데, 이는 한국 관광객 대상 비즈니스나 통·번역, 문화 관련 서비스 산업이 발달한 결과로 분석된다.
한국 정부의 해외취업 지원 프로그램 ‘K-Move’를 통한 일본 취업자 수도 증가세다. 2024년 기준 1531명이 일본으로 취업해 전체 해외취업자(5720명)의 26.8%를 차지, 4년 만에 미국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일본 외무성 통계에서도 같은 경향이 나타난다. 한국인 워킹홀리데이 비자 발급 건수는 2021년 207명에서 2024년 7444명으로 급증해 전체 외국인 발급자의 33.9%를 차지했다.
일본은 고령화로 인한 인력난 해소를 위해 IT·간호·건설·관광 분야 외국인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의 IT 기술자 구인배율은 2022년 3.39배에서 2025년 3.45배로 상승, 근로자 1명당 일자리가 3.4개가 넘는 수준이다.
2024년 기준 일본 내 외국인 근로자는 230만 명으로, 베트남·중국·필리핀 순으로 많다. 이 중 71만9000명이 전문기술 분야 종사자이며, 41만 명이 ‘기술·인문지식·국제업무’ 비자 자격으로 IT·기계·통번역·사무직 등에 근무하고 있다.
일본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1995년 8700만 명에서 2024년 7200만 명으로 줄었으며, 2035년에는 6500만 명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노동연구원의 임용빈 연구원은 “일본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IT 인력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중국과의 인재 경쟁이 불가피한 만큼 한국 청년의 기술력과 언어 경쟁력을 강화하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