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열린 제57차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셰스 미 국방장관이 전시작전통제권(OPCON) 환수 및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개발 문제를 중심으로 한미 동맹의 구조적 변화를 논의했다. 이번 회담은 단순한 방위 협력 수준을 넘어 한국이 자주국방의 주체로서 역할을 확대하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양국은 전작권 환수에 대해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며, 한국이 추진 중인 ‘조건기반 전환계획’의 이행 점검과 후속 절차를 논의했다. 안 장관은 환수 의지를 거듭 확인했고, 미국 측은 한국의 작전지휘 능력과 연합방위태세 강화를 높이 평가했다.
핵추진 잠수함 개발 논의도 이번 SCM의 핵심 의제였다. 지난주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처음 언급된 이후, 양국은 잠수함 건조 일정, 핵연료 공급, 기술 협력 방안 등을 실무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한미 간 투명한 정보 공유와 국제 규범 준수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담은 한미 동맹이 단순한 주한미군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과 국방 주권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전작권 환수와 핵잠 개발은 군사 기술을 넘어 한반도 및 인도·태평양 안보 환경에서 한국의 위상 변화를 상징하는 사안으로 평가된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전작권 환수는 아직 구체적 일정과 단계별 이행 조건이 명문화되지 않았으며, 핵잠 사업 역시 기술 이전, 핵연료 확보, 법적 제도 정비 등 복합적 난제를 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미가 장기적 로드맵과 투명한 협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SCM은 동맹의 근간을 강화하는 동시에 한국이 방위산업 및 전략무기 분야에서 주도적 역할을 모색하는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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