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조부모가 부모를 거치지 않고 미성년 손주에게 직접 증여한 부동산 규모가 1조5천억 원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세대생략 증여가 부의 대물림과 절세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미성년자가 세대생략 증여로 취득한 부동산은 9,299건, 총 1조5,371억 원에 달했다. 세대생략 증여는 부모를 거치지 않고 조부모가 손주에게 바로 재산을 이전하는 방식이다.
연도별 증여 규모는 2020년 2,590억 원, 2021년 4,447억 원, 2022년 3,580억 원, 2023년 2,942억 원, 2024년 1,812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연간 2천억 원 안팎이 손주에게 이전되고 있다.
수증자 연령을 보면 만 13~18세가 전체 증여 금액의 43.7%로 가장 많았으며, 7~12세가 33.5%, 0~6세가 22.8%였다. 건수 기준으로도 13~18세가 44%, 7~12세가 37.1%, 0~6세가 18.9%를 차지했다. 부동산 증여가 비교적 나이가 많은 청소년층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민 의원은 “미성년자에 대한 세대생략 증여가 고소득층의 절세 편법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정부는 자금 출처를 철저히 조사하고 증여 과정에서 불법이나 편법이 있었는지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과 증여세 부담 회피 목적 등이 맞물리면서 조부모가 조기 증여에 나서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대생략 증여에 대한 과세 강화 및 실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