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용필이 28년 만에 KBS 단독 무대에 섰다. 지난 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BS ‘광복 80주년 대기획-이 순간을 영원히 조용필’ 공연은 예매 오픈 3분 만에 1만8000석 전석이 매진되며 ‘가왕’의 위상을 입증했다.
이날 무대는 세대를 초월한 열기로 가득했다. 관객들은 ‘오빠는 나의 인생’ 머리핀, ‘형님’ 플래카드, 얼굴에 조용필 얼굴을 그려 넣은 분장까지 준비하며 공연장을 메웠다. 60대 부부는 설레서 잠을 설쳤다고 말했고, 80대 관객은 지팡이를 짚고도 “마음만은 무대 위를 뛰어다녔다”며 웃음을 지었다.
조용필은 검은 바지와 흰 재킷 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미지의 세계’를 시작으로 28곡을 열창했다. ‘못 찾겠다 꾀꼬리’ ‘자존심’에 이어 ‘단발머리’ 무대에서는 교복 차림의 댄서들이 등장해 추억을 불러냈고, ‘허공’ ‘그 겨울의 찻집’은 통기타 연주와 관객 떼창으로 이어졌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노래할 것이고, 잠시 쉬더라도 다시 돌아올 것”이라며 팬들과의 약속을 전했다. 관객들은 세대를 초월해 합창하며 열광했고, 공연이 끝난 뒤에도 응원봉을 흔들며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조용필은 1970년대 데뷔 이후 ‘돌아와요 부산항에’, ‘친구여’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1980년대 일본 진출로 골든디스크상을 수상했고, 2003년 ‘바운스’로 30년 만에 KBS 뮤직뱅크 1위를 차지하는 등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해왔다.
이번 공연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영원한 오빠’ 조용필이 여전히 현재진행형 가수임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무대의 모든 순간은 오는 10월 6일 추석 당일 KBS 2TV를 통해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