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의 화장품 제조업체 디업(D-up)에서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결국 사장 사임과 거액의 배상으로 이어졌다. 직원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퍼부은 사장이 직원의 사망에 책임을 지게 된 것이다.
16일 아사히신문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디업은 공식 사과문을 통해 피해자 유족에게 1억5000만엔(약 15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가해자인 사카이 미쓰루 사장은 지난 10일 자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숨진 여성 직원은 2021년 4월 입사한 뒤, 같은 해 12월 고객사에 무단 연락을 했다는 이유로 장시간 회의 자리에서 사장에게 “길 잃은 개”라는 모욕을 들었다. 다음 날에는 “약한 개일수록 더 크게 짖는다”는 추가 발언까지 받았다.
이후 그는 우울증 진단을 받고 2022년 8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뒤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같은 해 10월 2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2024년 5월 미타 노동기준감독서는 직장 내 괴롭힘과 직원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해 업무상 재해로 결정했다. 도쿄지방법원은 지난 9일 회사가 유족에게 배상금을 지급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도록 명령했으며, 양측이 이를 수용하면서 소송은 마무리됐다.
고인의 가족은 기자회견에서 “이미 세상을 떠난 뒤에야 사과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살아있을 때 사과를 받길 원했다”고 말했다.
디업은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고인과 유족에게 깊이 사과드린다”며 “내부 시스템과 직장 환경을 재검토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