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 전반에서 ‘성관계 불황’이 확산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20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성관계 경험과 빈도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추세다.
미 가족학연구소(IFS)가 최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만 18~64세 성인 남녀 1000명 중 주 1회 이상 성관계를 한다고 답한 비율은 37%에 그쳤다. 이는 1990년 같은 조사에서 55%였던 것과 비교해 18%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세대별 격차는 더 뚜렷하다. 종합사회조사(GSS) 자료를 보면 지난 1년간 단 한 번도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18~29세 비율은 2010년 12%에서 2024년 24%로 두 배 증가했다. 2022년 미국 인디애나대 킨제이연구소 조사에서도 Z세대 성인 4명 중 1명은 파트너와 성관계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1인 가구 증가와 동거 감소를 꼽는다. 실제 18~29세에서 연인과 함께 산다고 답한 비율은 2014년 42%에서 2024년 32%로 10%포인트 줄었다. IFS는 “함께 사는 젊은이가 줄어든 만큼 규칙적인 성생활도 줄었다”고 분석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스마트폰과 SNS를 비롯한 디지털 기기의 확산이 지목된다. IFS는 “2010~2015년 사춘기를 보낸 세대가 디지털 환경 속에서 사회화 기회를 덜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마크 레그네러스 텍사스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타인과 함께 보내던 시간을 디지털 습관으로 대체하면서 관계가 무미건조해지고 있다”며 “이런 단절이 결국 사회 통합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 내 성생활 양상의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향후 사회적·문화적 영향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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