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리츠를 통한 안정적 자금조달
일본의 대규모 복합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배경에는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를 통한 자금조달이 큰 역할을 했다. 일본의 대형 디벨로퍼들은 우량 자산을 리츠에 매각해 개발 자금을 마련하고, 이를 다시 개발에 투입하는 전략을 취했다. 이로 인해 자기자본 비중이 높아져 금리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인 개발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
2024년 7월 말 기준, 일본 리츠의 시가총액은 약 14조7700억 엔에 달하는데, 이는 한국의 리츠 시장과 비교했을 때 약 20배에 이르는 규모다. 일본 리츠가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대형 디벨로퍼들의 신뢰도가 크게 작용했다. 미쓰이부동산, 미쓰비시지쇼, 모리빌딩 등 일본의 주요 디벨로퍼들은 일본빌딩펀드, 일본부동산투자신탁, 모리힐스리츠 등의 대표 리츠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 리츠의 경우, 도쿄 도심을 중심으로 공실률이 매우 낮게 유지되고 있으며, 대표적인 자산인 롯폰기힐스 모리타워는 공실률이 0.8%에 불과하다. 또한, 일본 리츠의 차입 비율은 한국보다 낮아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이 적다. 예를 들어, 일본빌딩펀드의 담보인정비율(LTV)은 36~46% 수준으로, 한국 리츠의 일반적인 60%대 중반과 비교하면 확연히 낮은 수준이다.
한국: PF에 의존한 개발자금 조달
반면, 한국의 복합개발 프로젝트는 대부분 사업비의 90%를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의존하는 구조다. 이는 단기 금융에 크게 의존하는 형태로, 금리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자금조달 방식은 장기적인 개발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추진하는 데 있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한국의 리츠 시장은 일본에 비해 규모가 작으며, 시가총액은 8조 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또한, 한국 리츠는 차입 비율이 높아 금리 변동에 취약하며, 이는 개발사업의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