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딸 박다인 작가가 귀국해 개인전 ‘소금의 기도’를 열었다. 이번 전시는 덕수궁 옆 ‘컨퍼런스 달개비’에서 오는 8월 19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에서는 화선지 위에 소금을 뿌려 먹을 밀어내는 독창적인 기법이 소개됐다. 박 작가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소금을 뿌리면 소금 결정체가 물길을 타고 종이를 뚫고 내려가며 먹과 충돌한다. 그 흔적이 작품이 된다”고 설명했다. 작품 속 소금의 반짝임은 단순한 재료를 넘어 새로운 생명력과 창조성을 불러온다.
전시장에는 약 20여 점의 작품이 걸려 있으며, 그중에는 고 박원순 전 시장의 초상화 2점도 포함돼 있다. 작품은 단순히 붓질의 결과물이 아니라, 물질과 시간, 기도와 저항이 함께 쌓여 완성된 퍼포먼스적 예술로 평가된다.
박 작가는 소금을 들고 선 장소를 “법과 정의가 배신당한 곳”이라 규정했다. 국회와 대통령 관저 앞 등 한국 현대사의 상처가 새겨진 공간에서 작업을 이어왔으며, 이를 “불법과 폭력을 내쫓고 상처 입은 헌법적 현실에 생명을 불어넣는 세례의 제스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다인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 입학한 뒤 법학부를 졸업했고, 도쿄예술대 국제예술창작학과 석사, 런던대 슬레이드 미술학과 박사 과정을 밟았다. 런던, 도쿄, 러시아 등지에서 작품을 전시하며 국제적 활동을 이어왔고, 이번 귀국 전시는 그가 한국에서 새롭게 내놓은 작업 세계를 보여주는 자리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미술 감상을 넘어, 소금과 먹의 충돌 속에서 사회적 아픔과 치유의 메시지를 담아낸 의미 있는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