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장기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정부의 구조조정 대책이 이달 중 발표된다. 글로벌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으로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자 정부가 자금·세제·규제 개선을 망라한 종합 지원책을 마련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관계 부처 및 업계와 협의를 거쳐 ‘석유화학산업 구조 재편 방안’을 최종 조율 중이다. 이번 대책은 ▲사업 매각 ▲합작법인 설립 ▲M&A 등 기업들의 과감한 선택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최근 3~4년간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과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했다. 여천NCC는 적자 누적으로 긴급 자금 수혈에 나섰고, LG화학은 대산·여수 공장의 스티렌모노머(SM) 라인과 나주 알코올 생산을 중단했다. 롯데케미칼 역시 대산 에틸렌글리콜 공장을 멈추는 등 자구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기 위해 공정거래법 적용 완화, 기업결합 심사 간소화, 사전 협의 절차 단축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이는 1980년대 일본이 석유화학 구조조정 과정에서 공정거래법 적용을 한시 유예한 사례를 참고한 조치다.
또한 ▲납사·원유 무관세 연장 ▲에탄 저장시설 인허가 패스트트랙 ▲LNG 석유수입부과금 환급 ▲정책금융자금 3조원 이상 지원 ▲분산형 전력 거래 활성화 등 구체적인 지원책도 포함될 전망이다. 특히 고부가가치 및 친환경 소재 전환을 위한 세제 인센티브도 마련해 산업의 체질 개선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최근 현장 점검에서 “석유화학산업의 어려움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업계가 설비 조정과 사업 재편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책이 발표되면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대규모 구조조정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와 정부가 얼마나 속도감 있게 재편 작업을 추진하느냐가 향후 경쟁력 회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