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공명 연립 여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7월 20일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은 38석, 공명당은 8석을 얻어 합계 46석에 그쳤다. 과반 유지에 필요한 50석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여소야대 국면이 확정됐다.
투표율은 전년 중의원 선거 때보다 소폭 상승한 62.3%를 기록했다. 유권자들은 고물가·쌀값 상승 등 민생 불안을 주요 투표 동기로 꼽았다. 특히 외국인 규제 강화 등 극우 성향 정당 돌풍이 자민당 지지층 이탈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결과는 이시바 시게루 내각의 정치적 중간 평가 성격을 띠었다.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에서도 자민당은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연이은 선거 참패로 내각 지지율은 30% 선까지 하락했으며, 퇴진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하야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지만, 정치적 동력 상실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국제외교 측면에서는 한일 관계에도 우려가 제기된다. 전임 기시다 총리 때부터 이어진 한일 셔틀 외교가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일본 정부가 대미 무역 협상에 집중할 경우 한일 간 고위급 교류 재개 시점은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한편 야당인 국민민주당과 입헌민주당은 각각 20석, 18석을 확보하며 의석 중 약진을 보였다. 이들은 후속 정국 운영에서 연립 여당을 압박해 정부 운영 전반에 대한 책임 추궁을 예고하고 있다.
지방 의석 선거 결과는 다음 달 확정되며, 전국적인 정치 지형 변화는 하반기 국정 운영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