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수계는 소송 당사자가 사망하거나 법인격이 소멸하는 등으로 인해 소송절차가 중단된 경우, 상속인이나 법정대리인이 중단된 소송을 계속 진행할 수 있도록 법원에 신청하는 제도다. 민사소송법은 당사자의 사망, 법인의 합병, 소송능력 상실 등을 중단 사유로 규정하고, 수계신청이 접수되면 법원은 별도 심판 없이 절차를 이어가도록 결정한다.
올해 1월, 불법파견 철폐 투쟁 과정에서 정규직 지위를 인정받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사내하청 노동자 고(故) A 노동자 사건이 대표적 사례로 떠올랐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부산고등법원과 울산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이던 손해배상청구소송은 A 노동자의 사망으로 절차가 중단됐으나, 현대자동차는 고인의 모친을 상속인으로 하여 소송수계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며 절차를 재개했다.
노동계와 정치권은 유족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수계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시민단체와 일부 국회의원은 “사망 노동자의 유족에게까지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며 현대차에 소송 취하를 촉구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절차상 소송수계는 불가피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은 소송수계 제도의 법리적 정당성은 물론, 대규모 기업과 개인 유족 간 책임 문제를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