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르망, 세계 모터스포츠 팬의 축제 현장으로 변신
제네시스, 내년 하이퍼카 진입 앞두고 LMP2 클래스 경험 쌓아
“르망에서 한국 기술력을 선보이는 첫걸음” 평가도
(르망=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15만 명이 사는 작은 프랑스 도시 르망은 매년 6월이면 전 세계 모터스포츠 팬 30만 명이 몰려든다. 세계 3대 모터스포츠 행사이자 내구 레이스의 최고봉인 ‘르망 24시’가 열리는 곳이기 때문이다.
제93회를 맞은 올해 대회 현장 역시 자동차 축제의 열기로 가득했다. 도심 곳곳이 퍼레이드와 콘서트, 전시 등 축제로 꾸며졌고,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참여한 ‘제조사 빌리지’는 팬들의 발길을 끌었다.
특히 올해는 제네시스가 처음으로 르망 무대에 등장해 많은 관심을 모았다. 내년 최상위 등급인 ‘하이퍼카 클래스’ 출전을 앞두고 기술과 노하우를 쌓기 위해 올해는 ‘LMP2 클래스’에 참가했다. 대회장 내에 독자적인 부스를 마련하고 자사의 모터스포츠 진출을 전 세계 팬에게 알렸다.
제네시스 부스는 이 대회 5회 우승을 기록한 일본 도요타 바로 옆에 자리 잡아 도전 의지를 과시했다. 특히 제네시스의 하이퍼카 진입을 위해 개발 중인 ‘GMR-001’ 프로토타입 차량은 팬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대회는 단순히 자동차 경주를 넘어 국가 간 자존심 경쟁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하이퍼카에 참가한 도요타에는 일장기가, BMW 차량에는 독일 국기가 붙었다. 제네시스 역시 내년 투입할 GMR-001 차량 전면에 태극기를 새겨 국가 대표로서의 자부심을 나타냈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출발 세리머니는 올림픽 개회식처럼 기수들이 각국 국기를 들고 차량과 함께 도열하는 장관을 연출했다.
24시간 연속 주행이라는 극한의 조건 속에서 제네시스 팀 역시 진지하게 경기에 임했다. 차량 상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엔지니어들과 교대 주행하는 드라이버들의 긴장감이 역력했다.
경기 시작 후 제네시스의 마그마(Magma) 색상 차량은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으나, 약 12시간을 달리다 오른쪽 뒷바퀴 이상으로 중도 탈락했다.
하지만 이번 경험을 발판 삼아 제네시스는 내년 하이퍼카 클래스에서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든다. 한국 기술력의 본격적인 세계 무대 도전에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