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재개발 현장에서 상가 관련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상가 분쟁이 조합원 간 추가 분담금과 소송으로 이어지면서 재건축 단지 내 갈등이 심화되고, 일부 현장에선 상가 건축 자체를 포기하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는 최근 상가 관련 소송으로 584억원 규모의 추가 분담금 부담이 조합원에게 전가될 위기에 처했다. 조합은 재건축 전 상가 부지 일부를 활용한 대가로 상가 측에 910억원을 지급하기로 했으나, 재건축 과정에서 이미 584억원이 반영됐다는 이유로 나머지 326억원만 지급하려 했다. 이에 상가 측이 소송을 제기했고, 1심 재판부는 상가 측 손을 들어주며 조합은 전액을 추가로 지급하게 됐다.
유사한 갈등은 서초구 ‘서초그랑자이’에서도 발생했다. 상가 소유주들이 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총회결의 무효 소송에서 “정관에 아파트 분양 기준이 명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가 측이 승소했다. 용산구 한강맨션에서도 상가 토지의 저평가를 둘러싸고 소송이 벌어졌으며, 상가 측이 90억원을 추가 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설령 상가 건축이 완료되더라도 미분양이라는 난관이 기다린다. 강동구 ‘고덕 아르테온’은 지하 2층~지상 3층 규모의 학원시설 상가가 수년째 미분양 상태다. 입찰 기준가는 127억원에서 75억원대로 하락했으나 여전히 매각에 실패하고 있다.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와 ‘메이플자이’ 역시 상업용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통매각과 일반분양이 지연되거나 난항을 겪고 있다.
일부 조합에서는 아예 상가 건축을 포기하는 결정을 추진 중이다. 서초구 반포미도1차 상가 소유주 일부는 “상가 대신 아파트를 더 짓자”며 신규 상가 건설을 반대하고 있고, 강서구 마곡동 신안빌라 등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상가 재건축 참여 매력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상가 수익률이 낮아지는 데다, 상가 소유주에 대한 아파트 분양 기회가 제한되면서 투자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소액 투자로 아파트를 분양받는 시대가 끝났다”며 “재건축 상가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