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상증자 구조를 전격 수정하며 최근 불거진 ‘승계 논란’에 대해 정면 돌파에 나섰다. 그룹 오너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한화에너지가 1조3000억원을 전액 투입해 논란의 단초가 된 자금 흐름을 원상 복귀시키는 방식이다.
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 규모를 기존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축소하기로 의결했다. 나머지 1조3000억원은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 등 계열 비상장사가 제3자 배정 방식으로 투입한다.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50%), 차남 김동원(25%), 삼남 김동선(25%)이 지분을 보유한 오너일가 개인회사다. 이번 결정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영업이익으로 벌어들인 1조3000억원을 오너 일가 회사에 넘기고, 이를 다시 주주에게서 조달한다’는 비판 여론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 일주일 전, 한화에너지 측이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1조3000억원에 매입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거액의 증자를 단행한 배경에 의구심이 제기됐다. 특히 ‘1조3000억원이 오너 3세의 경영권 승계 자금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며 파장이 커졌다.
이에 한화그룹은 한화에너지 측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증자에 전액 참여하는 방식으로 논란을 불식시키려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이번 제3자 배정 증자는 시가에 이뤄지며, 기존 주주배정 유상증자에는 15% 할인율이 적용된다. 일반 주주와의 형평성을 고려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소액주주의 부담을 줄이고 기존 주주들의 지분 희석 우려를 최소화하면서도 3조6000억원 전액을 확보하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이재규 한화에너지 대표 역시 “1조3000억원은 승계와 무관한 투자재원 확보 목적이며, 일부는 차입금 상환에도 사용됐다”며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고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