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한국 축구는 일본을 상대로 확실한 우위를 점하며 국가 간 자존심을 지키는 분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역전됐다. 선수 구성, 유럽 진출, 프로리그 성과 등 모든 면에서 일본이 한국을 앞서기 시작했고, 그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이적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일본 축구대표팀의 스쿼드 가치는 2억8290만 유로(약 4475억원)로, 1억2210만 유로(약 1931억원)에 그친 한국의 2배를 넘었다. 한국은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일부 스타 선수의 영향으로 버티는 형국이나, 전체적인 선수 풀에서는 명백한 열세다. 일본은 세계 10대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69명인 데 반해, 한국은 16명에 불과하다.
월드컵 성적도 일본이 앞서고 있다. 일본은 2018 러시아월드컵과 2022 카타르월드컵 모두에서 16강에 진출했고, 특히 2022년에는 독일과 스페인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반면 한국은 2018년 독일전 승리를 제외하면 조별리그 탈락, 2022년엔 16강에서 브라질에 1대4로 대패했다.
프로리그 경쟁력에서도 일본 우위가 뚜렷하다. 최근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에서 일본은 3개 팀이 16강에 진출했지만, 한국은 광주FC 한 팀만이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HD는 탈락했다.
청소년 대표팀 성과에서도 격차는 분명하다. 한국은 일본에 17세 이하 대표팀 기준 최근 4연패를 당했고, 스코어도 매번 3~4골 차로 대패했다. 일본은 10대 중후반부터 유럽 리그로 진출하는 경향이 강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승격팀 사우샘프턴은 2007년생 일본 선수 다카오카 렌토를 영입했다.
이 같은 격차는 단순한 선수 기량의 문제가 아니라 축구 행정력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일본축구협회는 독일에 사무국을 설치해 유럽 원정과 유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며 ‘월드컵 우승’이라는 장기 목표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 반면 한국은 정몽규 회장의 장기 집권 속에서 반복되는 국제대회 유치와 축구센터 건립 같은 구태의연한 과제에 머무르고 있다.
최근 은퇴한 구자철은 “이젠 일본은 비교 대상이 아니다”라며 한국 축구의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그는 “변화를 두려워하면 다음 세대에 더 큰 고통을 줄 것”이라며, 개혁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