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실세 “한국, 미국 보호받고 車·가전 훔쳐가” 망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한국을 향해 “미국이 보호해준 대가로 자동차와 전자 산업을 훔쳐갔다”고 비난했다. 미국 행정부 내에서 한국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동맹국이라기보다 일방적 수혜국으로 여겨지고 있는 분위기가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밀러 부비서실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국을 보호하고 방어했다. 그런데 그들은 우리 자동차 산업을 훔치고, 전자 산업을 훔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일본도 방어해줬지만, 그들은 미국 자동차에 시장을 열지 않는다”며 캐나다, 유럽연합(EU) 등 주요 동맹국에 대해서도 유사한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왜 미국이 세계를 보호하고 원조하며 노력해야 하느냐. 이제는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39세인 밀러는 트럼프 대통령 1기 행정부 때부터 정책 설계를 주도해온 핵심 실세로, 2기에도 유임된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다. 백악관 참모 출신인 헌터 모건은 그를 “모든 정책 주제에서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트럼프가 주도한 ‘관세 폭탄’ 정책으로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 폭락한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백악관의 단일 노선에서 이탈하는 모습도 보였다. 머스크는 5일 CNN에 출연한 피터 나바로 전 백악관 고문의 인터뷰 영상에 대해 “하버드 경제학 박사는 좋은 게 아니라 나쁜 것”이라며 조롱성 댓글을 달았다. 나바로가 하버드 박사 출신이라는 점을 비꼰 것이다.
머스크는 같은 날 이탈리아 극우정당 ‘라 리가’ 행사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미국과 유럽이 무관세 체제로 나아가 자유무역지대를 만들기를 바란다”고 밝혀 트럼프의 정책 기조와 엇박자를 보였다. 미국은 오는 9일부터 EU에도 20%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머스크가 이번 신규 관세 조치 이후 테슬라 주식 평가액 기준으로만 약 180억 달러(한화 약 26조 3000억 원) 손실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진영 내 내부 균열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