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금남로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보수·진보 양측의 대규모 맞불 집회가 열렸다. 보수 성향의 집회가 금남로에서 개최된 것은 이례적이며,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를 두고 “광주가 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홍 시장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금남로는 광주 민주화의 상징 거리인데, 그곳에서 탄핵 반대 보수 단체 집회가 개최될 수 있었다는 건 그만큼 빛고을 광주가 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동서의 벽, 보수·진보의 벽이 허물어져야 대한민국이 하나가 된다”고 밝혔다.
보수·진보 맞불 집회, 경찰 차벽 사이로 대치
15일 광주 금남로에서는 보수 성향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및 석방 촉구를 위한 국가비상기도회를 개최했다. 경찰 신고 기준 참가 인원은 1만 명이었으나, 주최 측은 집회 종료 후 “총 15만 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세이브코리아 집회에서는 참석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대통령을 석방하라”, “부정선거를 검증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행사는 개신교 예배 형식으로 진행됐으나, 탄핵 반대와 야당 규탄 발언이 주를 이뤘다.
이날 집회에서는 손현보 목사가 “광주 시민 여러분이 이 나라를 살려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등장해 “광주는 민주화를 위해 희생한 곳”이라며 “이제는 갈등과 분열이 아니라 화합과 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같은 시간 광주 금남로 반대편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광주비상행동’의 제14차 광주시민총궐기대회가 열렸다. 주최 측은 오후 4시 30분 기준 약 2만 명이 참가했다고 발표했다.
광주비상행동 측은 “보수 단체가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현장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여는 것은 민주주의 정신에 대한 모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경찰은 금남로를 가로지르는 차벽을 세워 양측 참가자들이 직접 충돌하지 않도록 안전 관리를 강화했다.
보수 집회 규모 확대… “광주 보수화?” 논란
광주에서 열린 보수 진영의 대규모 집회는 지난 8일 유튜버 안정권 씨가 주도한 50여 명 규모의 집회 이후 두 번째다. 하지만 이번 집회는 그 규모가 수만 명으로 커지면서 보수 진영의 결집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준표 시장의 발언처럼 ‘광주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인지, 일시적인 현상인지는 향후 정치적 흐름 속에서 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한편, 탄핵을 둘러싼 양측의 대립이 더욱 첨예해지면서 향후 전국적으로도 찬반 집회의 강도가 세질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