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중소기업 구조조정 민간 중심으로 추진…2003년 이후 5만 건 이상 상담
미·EU도 유사 제도 운영…한국, 전문 인력 양성 및 법제화 필요
일본이 법원이나 채권단이 아닌 민간 중심의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 회생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상공회의소가 운영하는 중소기업활성화협의회(협의회)는 2003년 출범 이후 약 5만 건 이상의 상담을 진행하며 중소기업 구조조정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기업들의 파산 및 구조조정 수요가 급증하면서 협의회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20년 1년 동안만 5580건의 상담이 이루어졌으며, 이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협의회는 기업의 회생을 최우선으로 두고 본사 경비 삭감, 원가율 높은 상품 배제 등 경영 개선을 지원하는 동시에 신규 자금 조달 및 채무 구조조정을 병행한다.
민간 중심 구조조정, 법정관리보다 선호되는 이유
일본에서는 법정관리(회생 절차)나 채권단 주도 워크아웃보다 민간 중심의 구조조정이 선호된다. 법정관리는 기업의 회생 가능성보다 채권자의 권리 보호가 우선시되며, 절차가 공개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경우가 많다. 반면, 협의회를 통한 구조조정은 비공개 방식으로 진행되며, 기업이 주도적으로 회생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협의회는 재산권 보호와 채권자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절차도 진행한다. 기업이 회생계획을 성실히 이행하는지 모니터링하고, 주요 채권자에게 기업 현황 및 재생 가능성을 설명하는 과정도 포함된다.
또한, 재판 외 분쟁 해결절차(ADR)를 적극 활용해 소송 없이 구조조정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일본 법무대신이 인증한 ADR 기관이 제3자로 개입해 중재하는 방식으로, 기업과 채권자 간 이견을 조율해 신속한 해결을 유도한다.
미국·EU도 민간 중심 구조조정 도입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연합(EU)도 민간 중심 구조조정 시스템을 활성화하고 있다.
미국은 비영리 민간기구 ‘기업회생협회(TMA, Turnaround Management Association)’를 통해 기업 회생을 지원하며, 변호사·회생 컨설턴트·파산관재인 등이 도산 위기 기업을 분석하고 전략을 수립한다.
EU 역시 2019년 ‘예방적 기업구조조정 지침’을 마련했으며, 프랑스(신속보전절차), 독일(보호막 절차), 네덜란드(WHOA) 등도 이를 입법화해 운영 중이다.
영국은 ‘도산전문가(Licensed Insolvency Practitioners)’ 제도를 도입해, 면허를 받은 제3자가 기업의 사전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 전문 인력 양성과 법제화 시급
전문가들은 한국도 일본처럼 민간 중심 구조조정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