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는 한국에서 가장 친숙한 일본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특히 우리 아이들은 소니가 어떤 브랜드인지 모를 수 있지만, 유니클로는 ‘옷을 파는 곳’이라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다. 몇 년 전 ‘노재팬’ 운동으로 국내에서 60여 개 매장이 문을 닫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유니클로는 매출이 전년 대비 약 31% 증가하며 국내 SPA 시장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다. 현재 유니클로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독일, 미국 등 전 세계 19개국에 약 1,900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글로벌 SPA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유니클로의 역사는 1949년 일본 야마구치현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남성복 전문 매장으로 시작한 유니클로는 1984년 히로시마시 나카쿠에 ‘Unique Clothing Warehouse’라는 이름의 매장을 열며 유니섹스 캐주얼 브랜드로 변신했다. 이 이름의 줄임말이 바로 오늘날의 ‘유니클로’가 되었다. 유니클로는 지방에서 시작해 도쿄 등 대도시로 확장했지만, 초기 성장 과정은 쉽지 않았다. 1980년대 일본 경제 호황기 당시 고가 소비재가 주를 이루던 시장에서 중저가 브랜드의 입지는 좁았다. 그러나 1990년대 일본 경제가 불황에 접어들면서 중저가 제품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이를 바탕으로 1998년 도쿄 하라주쿠에 첫 신식 유니클로 매장을 오픈하며 본격적인 도약에 나섰다.
초기 유니클로는 중국 공장으로 의류를 아웃소싱해 저렴한 가격을 앞세웠다. 그러나 품질에 대한 평판은 좋지 않았다. 티셔츠는 몇 번 세탁하면 목이 늘어나고, 청바지는 세탁 시 물이 빠져 다른 옷을 망치기 일쑤였다. 하지만 유니클로의 경쟁력은 ‘가격’에 있었다. 티셔츠는 세 장 세트 가격이 다른 브랜드의 한 장 가격보다 저렴했고, 청바지는 990엔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되었다. 이 같은 저가 전략은 유니클로의 경쟁력을 강화했고, 품질 개선을 위한 신소재 개발로 이어졌다.
유니클로의 성공을 이끈 대표 제품은 1998년 출시된 후리스 자켓이었다. 고급 양털과 유사한 촉감과 뛰어난 보온성을 갖추면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일본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 후리스 자켓은 현재까지도 유니클로의 베스트셀러로 전 세계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유니클로는 더 이상 ‘저가 브랜드’가 아니다. 품질 개선과 함께 유명 디자이너와의 협업, 글로벌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고급 이미지를 구축했다. 초기의 저가 전략은 신소재 개발과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발판이 되었고, 현재 유니클로는 세계 SPA 브랜드 중 매출 2~3위를 기록하며 세계적인 의류 브랜드로 성장했다.
한편, 유니클로의 성공과 함께 창업자의 국적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유니클로의 창업자인 야나이 다다시는 일본 출신으로, 유니클로의 철학과 전략을 구축하며 브랜드를 세계적 위치로 끌어올린 주인공이다. 한국 시장에서도 유니클로의 성공적인 재진입이 계속되면서 브랜드의 역사와 창업자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