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이 발견된 지 100년이 흐른 지금, 양자기술은 과학의 최전선에서 기술 패권을 좌우하는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양자통신은 보안성과 효율성 면에서 기존 통신 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기술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 표준 선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양자통신, 해킹 불가 기술의 진화
양자통신은 양자역학의 원리를 바탕으로 개발된 기술로, ‘양자 중첩’과 ‘양자 얽힘’ 같은 특성을 활용해 데이터를 전송한다. 특히 양자암호통신은 물리적으로 데이터 복제가 불가능하며, 정보 확인 시 양자 상태가 붕괴해 도청 시도가 즉각 탐지된다. 이를 통해 현존 통신 기술 중 가장 높은 수준의 보안을 제공한다.
한상욱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양자정보연구단 책임연구원은 “양자암호통신은 기존 통신망에 양자 암호키 분배(QKD)를 더해 절대적인 보안성을 확보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이 기술의 안전성이 이론적으로는 완벽하더라도, 실제 하드웨어의 불완전성 등으로 인한 해킹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 양자통신 인프라 구축 경쟁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은 양자통신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장기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2040년까지 국가 차원의 양자 네트워크를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으며, EU는 2030년까지 유럽 내 통합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독립적인 양자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며 표준화 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한국 역시 양자통신 분야에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6년까지 양자통신 드론 개발, 2031년까지 양자통신 위성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2028년까지 양자암호통신 기반 실증망 활성화를 추진하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양자통신의 미래: 표준화와 산업화
양자통신 기술의 상용화는 이미 현실화 단계에 도달했으며, 군용 및 민간용으로 폭넓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국제 표준화는 국가 간 기술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KISTI 보고서는 “양자암호통신 관련 기술 표준화에 적극 참여해 국제적 기술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