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한국인을 겨냥해 인터넷 게시판에 혐오 글을 작성한 일본 소년이 검찰에 송치됐다. 이번 사건은 인터넷상의 혐오 표현이 개인의 인권에 얼마나 큰 위협이 될 수 있는지 다시 한번 주목하게 만들었다.
1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가나가와현 경찰은 이날 지바현에 거주하는 10대 소년을 모욕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소년은 올해 2월 말에 인터넷 게시판에 재일 한국인 3세인 최강이자 씨를 지목하며 ‘일본에서 나가’라는 제목으로 혐오 글을 올렸다. 그가 작성한 글에는 차별적인 언어가 200개가량 나열되어 있었으며, 이는 재일 한국인에 대한 명백한 혐오를 드러낸 것이었다.
이 같은 혐오 표현은 재일 한국인 사회뿐만 아니라 일본 내에서도 큰 논란이 되었다. 최강이자 씨는 일본에서 혐한 시위와 차별에 오랫동안 맞서 싸워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청소년이 차별을 동기로 삼는 범죄인 ‘헤이트 크라임’의 가해자가 되는 환경이 개선되기 위해서라도 인터넷상에서 차별을 금지하는 법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온라인상에서의 혐오 발언이 사회적인 문제로 제기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관련 법 제도의 정비를 촉구했다.
최 씨는 일본 내에서 인권을 지키기 위해 다년간 활동해 왔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그는 도쿄변호사회가 인권 보호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에게 수여하는 ‘도쿄변호사회인권상’을 받은 바 있다. 그의 활동은 재일 한국인들의 권리와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투쟁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인터넷상의 혐오 표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본 사회의 청소년들이 헤이트 스피치에 어떻게 노출되고 그것이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재일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혐오 발언이 오랫동안 사회 문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향후 일본 사회의 인권 보호에 대한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 씨가 강조한 바와 같이, 온라인상의 차별을 금지하는 법 정비와 함께 청소년들이 차별과 혐오에 휘둘리지 않도록 교육과 제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