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도광산을 방문한 야당 의원들이 조선인 강제 동원 노동자들의 역사가 은폐되고 있다며, 박철희 주일대한민국대사에게 일본 외무성에 의견서를 전달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강·임미애 의원, 조국혁신당 김준형·이해민 의원, 진보당 정혜경 의원으로 구성된 ‘사도광산 진실수호 대한민국 국회의원 방일단’은 8월 18일 일본 방문을 마치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들의 역사가 불분명하게 남아있거나 은폐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방일단은 사도시 아이카와향토박물관의 조선인 강제 동원 노동자 관련 전시장에 대해 “박물관 자체 규모가 작을 뿐만 아니라 3층 구석에 위치한 전시장은 매우 비좁았으며, 전시물 대부분이 간이 게시대에 인쇄물을 붙여놓은 형태였다”고 지적했다. 또한, 유물로는 ‘나무 도시락’ 한 점뿐이었으며, 진위 여부조차 확인이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방일단은 “우리가 추도제를 지낸 조선인 기숙사터는 안내판조차 없는 채 방치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방일단은 일본 당국이 면담 요청에 응하지 않았으며, ▲조선인 강제 동원 진실 기록, ▲조선인 강제 동원 전시장소 이전, ▲조선인 강제 동원 노동자 명부 공개를 요구하는 의견서 접수도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박철희 주일대한민국대사를 만나 의견서를 일본 외무성에 공식 전달할 것을 강력히 요청했으며, 일본 외무성이 이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할 것을 요구했다.
방일단은 현지 관계자들과 만나 조선인 노동자에 대한 일본 당국의 공식 조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세계유산 관련 한일 외교 협상 과정에서 한국 측 책임자가 한 번도 사도섬을 방문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방일단은 “윤석열 정부가 일본의 입장을 대변하며 대한민국의 자격을 상실하고 국격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한일 협상 과정의 명확한 해명을 요구했다.
이재강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한일 간에 거대한 역사 전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미 일본의 의도대로 흘러가고 있고 한국 정부는 이를 방조하고 있다”며 국회 차원의 계속된 추적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