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윤경이 하동 군민께 띄운 ‘가장 정직한 편지’, 『세 번 속은 땅』
배우로서 한 인물의 진심을 파악할 때, 저는 그가 쓴 글의 행간을 읽습니다. 제윤경 작가의 소설 『세 번 속은 땅』을 덮으며 제가 느낀 것은, 이것이 단순한 허구가 아니라 고향 하동 사람들에게 보내는 ‘가장 낮은 곳에서 쓴 편지’라는 점이었습니다.

소설 속에서 그녀는 재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15년의 기만과 무책임을 날카롭게 꾸짖습니다. 이는 과거 ‘희망살림’과 ‘주빌리은행’을 통해 서민들의 빚을 탕감하며 억울한 이들의 곁을 지켰던 그녀의 삶과도 깊이 닮아 있습니다. 그녀가 하동의 군수가 되어 딛고자 하는 땅은, 그 어떤 기만이나 무능도 발붙이지 못하고 오직 군민의 삶을 끝까지 책임지는 ‘책임의 땅’이어야 한다는 굳은 약속이 문장마다 서려 있습니다.
시민운동가를 넘어 20대 국회의원으로서 입법의 최전선에 서고, 경기도 일자리재단 대표로서 행정을 직접 이끌며 그녀는 때로 거센 정치적 비바람을 맞기도 했습니다. 횡령 혐의와 같은 모진 논란들이 그녀의 커리어에 상처를 내기도 했지만, 이 책은 그 상처조차 숨기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하며 빚어낸 성찰의 기록입니다. 배우가 고통스러운 배역을 통과하며 더 깊은 연기를 보여주듯, 그녀는 그 시련들을 통해 ‘진짜 사람의 아픔’을 해결하는 법을 배웠음을 이 책을 통해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앙 무대의 화려한 조명을 뒤로하고 고향 하동으로 돌아온 그녀는, 달콤한 공약이 가득한 책 대신 가장 아프고 어두운 곳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을 내놓았습니다. 배우인 제 눈에 비친 그녀는 ‘표를 얻기 위한 연기’보다 ‘삶을 대하는 정직함’이 더 중요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서민 금융과 일자리 행정의 전문가로서 쌓은 그 귀한 경험들을 오직 고향 하동의 단 한 사람도 눈물 흘리게 하지 않는 데 쓰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이 편지 속에 꾹꾹 눌러 담겨 있습니다.
결국 이 책은 제윤경이라는 한 사람이 하동 군민 여러분께 드리는 ‘자기소개서’이자 ‘맹세’입니다. “내가 겪은 세상의 부조리를 우리 하동에서는 절대 반복하지 않겠다”는 그녀의 간절한 외침은 배우인 저의 가슴을 울리기에 충분했습니다. 이 정직한 편지가 하동 군민 여러분의 가슴에도 깊이 전달되어, 우리가 사랑하는 하동의 새로운 내일을 여는 소중한 시작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