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한국 선박 26척 문제를 두고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국가 선박이 해협을 통과하며 상황이 변화하고 있지만, 정부는 국제 공조를 고려해 이란과의 직접 협상에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6일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선박 탈출을 위한 적극 대응을 주문했다. 그러나 정부는 외교적 현실과 국제 협력 틀 속에서 해법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일본과 프랑스 선박의 해협 통과 사례에 대해 “정부 차원의 협상이 아닌 선주와 관련국 간 소통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본 해운사 선박 3척과 프랑스 선주 소속 컨테이너선이 최근 해협을 빠져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들 사례를 참고하면서도 동일한 방식 적용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외교부는 이란이 특정 국가 선박만을 차별적으로 제한하고 있지는 않지만, 현재까지 한국 선박의 자발적 통과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문제는 국제 공조다. 한국은 최근 영국 주도로 열린 40여 개국 회의에 참여해 호르무즈 해협 통행 문제와 제재 대응에 대해 공동 대응 원칙을 확인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단독으로 이란과 협상에 나설 경우 외교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정부는 이란에 대한 인도적 지원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다만 대통령실은 “구호품 제공과 선박 통과 문제를 연계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일본과 프랑스 선박의 잇따른 통과로 한국 선박 고립 상황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면서, 정부 대응 속도와 전략을 둘러싼 압박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