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입양체계 도입 이후 국내 입양 절차 지연과 부적절 발언, 기록물 관리 부실 문제가 잇따라 제기되면서 아동권리보장원과 보건복지부가 공식 사과와 개선 방안을 내놓았다.
국회 간담회에서 촉발된 발언 논란이 불씨가 됐다. 보장원 간부는 입양 대기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아동과 예비 부모를 ‘물량’, ‘소진’ 등의 표현으로 지칭해 거센 반발을 샀다. 보장원은 표현의 부적절성을 인정하고 긴급 인사위원회를 열어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내부 지침 역시 아동 권리에 부합하도록 정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절차 지연 문제는 더 심각한 상황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7월 공적입양체계 도입 이후 신규 신청을 통한 입양 완료 사례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제도 전환 초기 신청이 집중되며 병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민간 중심 체계에서도 평균 551일이 소요됐던 만큼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는 해석이다.
정부는 온라인 신청 확대, 교육 인프라 확충, 가정조사 인력 보강 등을 통해 대기기간을 약 1년 수준으로 단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현장의 체감 개선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입양 기록물 관리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약 24만 건에 달하는 기록물은 현재 경기도 고양 임시 서고에 보관 중이며, 국가기록원 이관 작업은 지연되고 있다. 소독 절차와 업체 선정 등 준비 과정이 길어지면서 본격 이관 시점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산화 사업 부실도 확인됐다. 과거 외장하드 분실 및 데이터 혼재 등 관리 실패가 있었고, 일부 자료는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태다. 보장원은 기존 데이터를 폐기하고 전면 재디지털화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입양인들의 정보공개 청구는 1600건을 넘었지만, 기록 소실 여부조차 명확히 파악되지 않는 상황이다. 정보 제공 과정에서도 친생부모 동의 확보에만 수 주가 소요되는 등 구조적 지연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안은 공적입양체계 전환 과정에서 준비 부족과 관리 부실이 복합적으로 드러난 사례로 평가된다. 정부와 보장원이 제시한 개선책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지 여부가 향후 신뢰 회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