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159엔대 후반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 1월 14일 기록했던 159.45엔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2024년 7월 11일 이후 약 1년 8개월 만에 최저치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중동 정세의 혼란이 장기화되면서 원유 가격 상승으로 일본의 무역적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엔화 약세가 진행됐다.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포함해 미국·이스라엘을 향해 초강경 대응을 선언하면서 12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했다. 이날 미국 뉴욕시장에서 국제 원유 지표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이 한때 배럴당 97달러대까지 급등했다.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원유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엔화 하락 압력이 더욱 강해졌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이날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원유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염두에 두고 언제든지 만전의 대응을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가타야마 재무상은 최근 엔화 약세가 국제 정세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외환시장 개입이 쉽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언급을 삼가겠다”면서도 “미국 당국과는 평소보다 더욱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원유 가격 상승에 따른 휘발유값 급등 조짐에 대응해 이달 19일 출하분부터 휘발유 가격 지원을 시작한다.
구체적으로 경제산업성이 전국평균 휘발유 소매가가 리터당 170엔을 넘지 않도록 정유사 등 도매 단계에서 보조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경유나 중유 등에 대해서도 휘발유와 비슷한 방식의 보조금이 제공된다.
보조금 지급 전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엔일 경우 170엔 수준으로 억제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은 월 약 3000억엔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우선 기존 기금 잔액 2800억엔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가타야마 재무상은 “만일 사태가 장기화되더라도 지원이 끊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올해 예비비를 사용하는 것도 당연히 선택지에 포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