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며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해상 안보 문제, 이란 핵 시설 공격, 주변국 드론 공습까지 이어지면서 지역 전체가 사실상 군사 충돌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대해 미 해군이 직접 호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에너지 공급망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며 미국 개발금융공사에 걸프 해역을 통과하는 해상 에너지 운송에 대한 보험과 보증 제공도 지시했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대응 조치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발표 직후 국제 유가는 변동성을 보였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한때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미국 동부시간 기준 배럴당 약 81.9달러로 전장 대비 5% 이상 올랐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배럴당 약 75달러 수준으로 5%대 상승했다. 중동 긴장이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충격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군사 충돌도 빠르게 격화되는 양상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과 관련된 연구 시설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이란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헌법기관인 전문가회의 청사도 폭격으로 붕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측에서는 현재까지 7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미군 사망자는 6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란 내부 정치 상황에도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준관영 매체들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후계자 선출 절차가 장례 일정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군사 충돌로 인해 정치 일정까지 흔들리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은 중동 내 미국 관련 시설을 겨냥한 공격도 확대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는 미국 영사관 인근 지역에 드론 공격이 발생해 화재가 발생했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미국 대사관 단지도 드론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보도에서는 해당 공격 대상에 정보기관 시설이 포함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아랍에미리트는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이란 내 미사일 기지를 선제 타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와 UAE 등 걸프 국가들이 직접 군사 대응에 나설 경우 충돌 범위가 중동 전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해군과 공군이 사실상 무력화됐으며 미사일 재고도 크게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란 국방부는 아직 첨단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다며 장기전에 대비한 군사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란 내부에서는 에너지 시설과 해상 교통로를 겨냥한 확전 전략이 이미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럽 국가들도 군사적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는 항공모함 샤를 드골 전단을 지중해로 파견했다. 프랑스가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쿠웨이트 등과 방위 협정을 맺고 있는 만큼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수에즈 운하 항로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한편 스페인이 자국 군사기지 사용을 거부하면서 미국과 외교적 마찰도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과의 무역을 차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스페인은 대응 조치를 준비 중이라며 맞대응 의지를 밝혔다.
중동에서 시작된 군사 충돌은 에너지 시장과 국제 해상 교통, 서방 동맹 관계까지 동시에 흔드는 복합 위기로 번지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단기간 내 군사적 긴장이 완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