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신용평가기관 S&P Global이 쿠팡 모기업 Coupang Inc.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점수를 추가로 낮췄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각종 논란이 반영된 결과다.
3일 관련 자료에 따르면 S&P글로벌은 지난해 12월 30일 쿠팡Inc의 ESG 점수를 기존 9점에서 8점으로 하향 조정했다. 100점 만점 기준에서 이미 최하위권 평가를 받은 데 이어 추가 하락한 것이다. 이번 조정은 지난해 11월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처음 이뤄졌다.
S&P글로벌의 ESG 평가는 기업의 지속 가능성, 리스크 관리, 지배구조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점수화한다. 특히 사회(S) 항목에는 고객 보호, 노동 관행, 산업안전, 개인정보 보호가 포함되고, 지배구조(G) 항목에는 위기관리 체계, 경영 윤리, 정보보안 시스템 등이 주요 평가 요소로 반영된다.
쿠팡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지 않고 있어 평가에 활용할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점수 하락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보고서 미발간 자체가 ESG 활동에 대한 소극적 태도로 해석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국회 청문회에서는 개인정보 유출 대응 미흡, 산재 은폐 의혹, 과로사 논란, 경영진 책임 공백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창업주 김범석 이사회 의장을 포함한 핵심 경영진이 청문회에 불참하면서 지배구조 리스크가 부각됐고, 한국 및 해외 사업 책임자의 잇단 사임으로 경영 공백 우려도 커졌다. 경찰은 관련 의혹을 종합 수사하기 위해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상태다.
글로벌 유통·플랫폼 기업과 비교해도 쿠팡의 ESG 점수는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사업 구조가 유사한 Amazon은 26점, Walmart는 44점, Alibaba는 52점을 기록했다.
이번 점수 하락은 글로벌 기관투자가와 연기금의 투자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ESG를 주요 투자 기준으로 삼는 흐름 속에서, 쿠팡에 2000억 원 이상을 투자한 국민연금 역시 관련 사안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국내 이슈로 여겨졌던 쿠팡 관련 논란이 글로벌 ESG 지표에 본격 반영되면서, 향후 자본시장에서 쿠팡을 바라보는 기준이 한층 엄격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