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전달한 의혹을 받는 김기현 의원의 배우자 이모 씨가 27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재출석했다.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은 것으로, 특검은 수사 종료를 하루 앞둔 28일 이전 김 의원 부부를 함께 기소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 씨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지난 5일 첫 조사에 이은 두 번째 대면 조사다. 취재진의 질문에는 별다른 답변 없이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은 이 씨가 2023년 3월 김 여사에게 시가 약 260만 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전달한 경위를 추가로 확인했다. 해당 시기는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김 의원이 당선된 직후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수사 과정에서 가방 결제 대금이 김 의원의 세비 계좌에서 지출된 정황이 드러나며 김 의원도 피의자로 입건됐다. 김 의원은 선물 전달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사회적 예의 차원의 선물이었다며 청탁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자택을 압수수색해 문제의 클러치백과 함께 이 씨가 작성한 감사 편지를 확보했다. 편지에 기재된 날짜 등을 토대로 가방 구매일은 2023년 3월 16일, 전달 시점은 3월 17일로 특정했다.
또한 특검은 국회사무처 압수수색을 통해 같은 날 이 씨가 김 의원 사무실에 출입한 기록을 확보했다. 선물 전달 전후로 사무실을 방문한 정황이 확인되면서 김 의원의 인지 여부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보고 있다.
3월 17일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일본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날이기도 하다. 특검은 김 의원이 성남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내외를 맞이하는 과정에서 가방과 감사 카드를 직접 전달했을 가능성도 살피고 있다.
로저비비에 선물 의혹은 특검이 수사 기간 종료 전 정리할 마지막 사건으로 꼽힌다. 180일간의 수사를 마무리하는 특검은 29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공식 활동을 종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