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일본 가수들의 공연이 예고 없이 중단되거나 급작스레 취소되는 사례가 이어지며, 중국이 사실상 일본 문화 콘텐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이른바 ‘한일령’이 작동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본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최근 상하이에서 열린 ‘반다이 남코 페스티벌 2025’ 무대에서는 애니메이션 원피스 주제곡 가수 오쓰키 마키가 공연 도중 갑자기 조명이 꺼지고 음악이 끊기는 상황을 맞았다. 관계자들이 무대에 올라 퇴장을 요구하자 그는 당황한 표정으로 노래를 마치지 못한 채 급히 무대를 떠났다. 소속사는 불가피한 사정으로 공연이 중단됐다며 다음 날 공연도 같은 이유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행사 자체도 예정일보다 앞서 중단됐으며, 중국 SNS에서는 오쓰키의 갑작스러운 퇴장 장면이 빠르게 확산했다. 일본에서는 가수에 대한 ‘무례한 대우’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또 다른 일본 유명 가수 하마사키 아유미 역시 상하이 공연 하루 전인 28일 주최 측으로부터 ‘불가항력 사유’로 개최 불가 통보를 받았다. 그는 SNS에 믿을 수 없고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 외에도 일본 듀오 유즈, 피아니스트 우에하라 히로미의 중국 공연이 줄줄이 취소됐고,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일하는 세포’, ‘짱구는 못말려’ 신작 개봉도 연기됐다. 요시모토흥업 공연과 ‘세일러문’ 뮤지컬 등 역시 중단되면서 일본 콘텐츠 전반에 여파가 번지고 있다.
일본 매체들은 이번 사태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타이완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악화된 중일 관계와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이 정치적 불만을 문화 분야에서 표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중문화 전문가들은 2016년 중국의 사드 보복 당시 한국 드라마·연예인을 제한했던 ‘한한령’ 사례를 언급하며, 일본을 향한 규제가 더 광범위하게 진행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지시인지, 지방 당국의 과잉 대응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본 문화 콘텐츠에 대한 차단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확산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