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이 15일 도쿄에서 열린 ‘2025 한일정책대화’ 개회사에서 “급변하는 지역 안보 상황에 따라 한일 간 긴밀한 협력체제 구축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일본의 적극적이고 진정성 있는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 명예이사장은 한일관계를 “채워지지 않은 물컵 반 잔”으로 비유하며, “위안부 20만 명, 강제 징용 200만 명, 강제 징병 20만 명에 달했던 역사적 사실을 상기할 때 일본의 성의 있는 태도가 양국 관계의 진전을 이끌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질서를 언급하며 “유럽에는 이미 100여 기의 전술핵이 배치됐지만 훨씬 더 위중한 안보 환경에 놓인 동북아에는 전술핵이 없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현실적 방안으로 ‘아시아판 나토(NATO)’ 설립,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의 핵전력 구축, 한반도 내 전술핵 재배치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일정책대화’는 아산정책연구원과 일본 아시아퍼시픽이니셔티브(API)가 2023년부터 공동 주최해 온 양국 정책 협의 플랫폼이다. 올해는 ‘한일관계 60년, 회고와 전망’을 주제로 열렸으며, 일본 측에서는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와 나가시마 아키히사 의원이, 한국 측에서는 이혁 주일대사, 신각수 전 외교부 차관, 윤덕민 전 주일대사, 이용준 세종연구소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북핵 대응을 위한 한미일 협력 강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한일 협력 방향과 과제 등을 놓고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