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의 실존 인물인 가라사와 다카히로 변호사를 사칭한 폭발물 협박 사건이 국내에서 잇따르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수법은 이미 일본에서 발생해 법적·사회적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어 모방 범죄라는 지적이 나온다.
가라사와 변호사는 2012년 극우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에 개인정보가 노출돼 괴롭힘을 당하던 고등학생 사건을 맡았다가, 오히려 커뮤니티 이용자들의 사이버 공격 표적이 됐다. 그 과정에서 살해 예고글과 협박이 이어졌고, 2015년 한 이용자가 가라사와 변호사 명의로 시청에 폭탄 테러를 예고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재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2023년 일본에서는 대학원생과 무직자가 전국 학교와 지자체에 30만 장에 달하는 협박 팩스를 보내 체포됐다. 이들은 도쿄 음악대학에 폭탄을 설치했다고 주장하며 금전을 요구했지만 실체는 없는 협박이었다. 도쿄지법은 두 사람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고, 가담한 대학원생은 퇴학 처분을 받았다.
이 사건들은 모두 극우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항심교’라는 이름을 내세워 변호사를 조롱하고 공격한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최근 국내에서도 같은 변호사 명의로 폭발물 설치 협박이 이어지고 있으며, 서울경찰청은 지난 2023년 8월 이후 발생한 48건을 병합해 수사 중이다. 일부는 동일인의 소행으로 보고 일본과 국제 공조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사건이 일본의 사례를 그대로 모방한 ‘복수극’ 성격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실제 테러 가능성은 낮지만 일본 사례를 아는 누군가가 개인적 피해 경험을 바탕으로 모방 범행을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온라인 협박이 국경을 넘어 전파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사이버 공간에서의 극우 성향 모방 범죄가 새로운 사회적 위협으로 떠올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