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8월 2일 광주 동구의 요양병원을 찾아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94)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전달했다. 이 훈장은 국민훈장 중 두 번째로 높은 등급으로, 인권 분야 공적이 큰 이들에게 수여된다.
양 할머니는 1944년 조선여자근로정신대로 일본 나고야 미쓰비시 항공기 제작소에 강제 징용됐다. 1992년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이후 약 30년간 강제동원 피해자 권리 회복을 위해 활동해 왔다.
인권위는 2022년 양 할머니를 ‘대한민국 인권상’ 수상자로 추천했으나, 당시 외교부가 관계 부처 협의 미비를 이유로 서훈 절차를 중단했다. 이후 다수의 문제 제기가 이어졌고, 지난 7월 국무회의에서 수여 안건이 의결되며 3년 만에 다시 추진됐다.
전달식은 별도의 행사 없이 국가인권위 광주사무소장 육성철 씨가 진행했다. 훈장은 이재명 대통령, 김민석 국무총리,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명의로 결정됐다. 육 소장은 “2022년 추천 직전에 외교부의 제동으로 보류됐고, 긴 논의 끝에 오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양금덕 할머니는 훈장을 받은 뒤 “이재명 대통령 덕분에 모란장을 받게 됐다. 고맙고, 열심히 일하는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일부 시민단체는 참석하지 않았으며, 정부에 강제동원 제3자 변제안 철회를 촉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번 서훈이 윤석열 정부의 과오를 바로잡는 계기로 평가되지만, 여전히 제3자 변제 정책에 대한 정부의 입장 변화가 없음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