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일본 도쿄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신각수 전 주일대사가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실용적 해법을 제시했다.
NKNGO FORUM(대표 송원서)은 7월 8일 도쿄 민단중앙회관에서 신 전 대사를 초청해 ‘한일관계의 나아갈 길’을 주제로 특별 강연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양국 간 갈등의 악순환을 끊고 실질적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현장에는 정재욱 신주쿠한국상인연합회 회장, 김일 이사장, 정경원 월드옥타 도쿄지회장, 김운천 사랑의 나눔 회장, 하귀명 재일한일문화예술교류협회장, 양미영 재일본치바한국인연합회 회장, 나건용 재일본재향군인회 회장, 박상홍 조선장학회 대표이사, 이대각 재일본한국인연합회 부회장 등 재일동포 주요 인사 40여 명이 참석해 열띤 관심을 보였다.

신 전 대사는 강연에서 “한일 양국은 문화, 정치, 경제체제 등에서 구조적 유사성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상호 이해 부족과 감정적 대응이 반복되면서 오해가 누적돼 왔다”며 “과거사와 감정의 틀에서 벗어나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일관계 악화의 원인으로 과거사 문제, 영토 갈등, 북핵 및 중국을 둘러싼 지정학 인식차, 양국 국민감정의 대립 등을 지적하며 “2012년 이후 10여 년간 누적된 불신이 외교적 신뢰를 약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윤석열 정부의 대일외교에 대해서는 “강제동원 해법과 셔틀외교 복원이 전환점이 됐지만, 일본 측의 사죄와 기업의 책임 참여가 미흡해 절반의 성과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에 대해서는 “협력 기조는 유지하되 과거사와 영토 문제에는 보다 원칙적 접근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신 전 대사는 또 “북한 문제, 통일 이후 재건, 인도태평양 전략 등에서 한일 양국은 전략적 파트너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며,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죄, 우경화 경계, 한국의 전략적 가치에 대한 일본 내 인식 제고, 한미일 안보협력의 실질화를 제언했다.
관계 정상화 방안으로는 ▲단계적 접근(관리–회복–안정화) ▲과거·현재·미래의 균형적 시각 ▲민관 협력과 인적 네트워크 강화 ▲감정이 아닌 결과 중심의 실용외교를 제시했다.

강연 말미에는 조선통신사 신숙주의 유언을 인용하며 “한일 간 우정의 역사에서 교훈을 얻고, 미래지향적 협력의 길을 시민사회가 함께 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행사를 주최한 송원서 대표는 “올해는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이라는 역사적 이정표를 맞는 해”라며 “지금이야말로 동북아 평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강연회가 양국의 상호 이해와 신뢰 증진은 물론 북한 인권 등 공동 과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 전 대사는 같은 날 오전 와세다대학교에서 ‘동북아 질서와 한일협력’ 특강을 온라인 녹화한 후, 민단중앙본부를 방문해 김이중 중앙단장과 환담을 나누고 재일동포의 역할과 양국관계의 미래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