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이름을 둘러싼 또 다른 차별 문제가 불거졌다. 26일 일본에서 이름의 표기법을 일부 바꾸는 호적법 개정이 시행된 가운데, 본명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숙박을 거부당한 재일코리안 여성이 정신적 피해를 주장하며 호텔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고베시에 거주하는 재일코리안 3세 여성(40대)은 지난 22일 도쿄 신주쿠의 한 비즈니스 호텔이 체크인 당시 여권과 재류카드(외국인등록증)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자 숙박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호텔 측은 일본식 통명을 쓰면 숙박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여성이 “20대 후반 이후 어렵게 결심하고 본명으로 살아왔는데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여성 측 변호인은 일본의 여관업법상 국내 거주 외국인이 여권 등을 제시할 의무는 없으며, 호텔 측의 행동이 명백한 위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일본식 통명을 강요한 것은 명백한 민족 차별이자 심각한 인권 침해라는 점에서 문제가 더욱 크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본명 사용에 따른 차별은 일본의 과거 식민지 지배 정책인 ‘창씨개명’과 밀접히 관련돼 있다. 당시 일본 정부는 조선 고유의 문화를 말살하고 조선인을 일본 국민으로 동화시키기 위해 한국 이름 사용을 금지하고 일본식 이름 사용을 강제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지금도 재일코리안들이 본명을 사용하는 데 큰 용기가 필요하게 만드는 근본적 이유다.
이 사건을 두고 일본 내 전문가들은 특정 호텔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본 사회 전반에 만연한 재일코리안과 한반도 출신자에 대한 차별과 무지가 낳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일본 언론이 이번 사건을 사회적 중대 문제로 크게 다루지 않고 있는 현실 또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편, 일본에서는 재일코리안 학생들이 다니는 조선학교가 고교 무상화 지원에서 배제되는 등 제도적 차별 논란이 지속되고 있어 국제사회에서도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