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신주쿠의 한 호텔이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재일교포 여성에게 일본 이름 사용과 여권 제시를 요구하며 숙박을 거부한 사건이 발생해 파장이 일고 있다. 피해자는 호텔을 상대로 220만 엔(한화 약 2115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고베시에 거주하며 대학교 교원으로 재직 중인 재일교포 3세 여성 A씨(40대)는 지난해 9월, 온라인 예약 앱을 통해 도쿄 신주쿠 소재 호텔을 예약했다. 체크인 당일 A씨는 예약 당시와 같이 자신의 한국 이름과 고베시 주소를 작성해 제출했다.
하지만 호텔 측은 A씨에게 “여권이나 체류허가증을 제시하라”고 요구했고, A씨가 “나는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특별영주권자로, 여권을 항상 소지하지 않는다”며 건강보험증과 명함을 보여줬음에도 호텔 직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호텔 측은 A씨에게 “한국 이름 대신 일본식 이름을 적으면 숙박을 허용하겠다”는 부당한 요구를 추가로 했다. A씨는 이를 강하게 거부했고, 결국 호텔 측은 숙박 제공을 거부했다.
일본 여관업법상 일본에 거주지가 있는 특별영주권자 등 외국인은 숙박 시 여권을 소지할 의무가 없다. 현지 법률 전문가와 언론은 “호텔의 행위는 명백한 법 위반이며 차별적”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A씨는 “호텔의 요구는 명백한 인권 침해이며, 재일교포를 포함한 재일외국인 전체에 대한 차별을 없애기 위한 판례를 만들고 싶다”면서 소송 제기의 배경을 밝혔다.
호텔 측은 “직원의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일이며, 차별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왜 일본식 이름을 요구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침묵했다. 이번 사건은 재일외국인 인권 문제에 대한 일본 사회 내 논란을 다시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