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는 친잔소
도심 속에서 옛 정취와 현대의 만남을 선사하는 핫포엔과 친잔소는 각각 400년 전통과 메이지 시대 유산을 품은 정원이다. 사계절 변화가 뚜렷한 일본 정원의 미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두 공간을 살펴본다.

핫포엔은 17세기 초 에도 막부 말기, 도쿠가와 이에야스 배후의 오쿠보 가문 저택 터였던 곳이다. 메이지 말기 시부사와 기사쿠가 인수했고, 다이쇼 시대에 쿠하라 후사노스케가 정원을 확장·정비했다. 1951년 현재의 명칭을 얻은 뒤 회유식 연못과 수백 년 된 분재, 잉어가 헤엄치는 수로가 조화를 이루며 전통 일본 정원의 정수를 보여준다.
정원 면적은 약 4만㎡로, 본채와 다실, 찻집이 분포해 있다. 사계절 다과회와 다실 체험 프로그램이 정기적으로 열리며, 전통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예식장으로도 자리매김했다. 주요 행사일에는 고택 배경으로 촬영 스튜디오가 운영되며, 방문객이 직접 기모노를 입고 정원을 거닐 수 있는 서비스가 제공된다.
친잔소는 14세기 동백나무 군락지였던 ‘츠바키야마’가 기원이다. 에도 시대 구로다번 가문의 사유지로 쓰이다가, 1878년 메이지 실력자 야마가타 아리토모가 현재의 정원 틀을 갖췄다. 1945년 전후 공습으로 큰 피해를 입었으나 1948년부터 대대적인 복원 작업을 통해 1만 그루 이상의 수목이 이식됐다. 1952년 레스토랑 겸 다목적 행사장으로 문을 연 뒤 1992년 포시즌스 호텔 친잔소 도쿄가 부지 내에 들어섰다.
친잔소 정원은 약 7만㎡로, 인공 폭포와 거대한 연못, 돌다리·석등이 조화를 이룬 근대 회유식 스타일이 특징이다. 특히 가을 단풍과 겨울 설경이 아름답기로 소문나 있으며, 여름밤 반딧불이 투어가 별미로 꼽힌다. 대형 예식홀과 연회장이 호텔과 연결돼 있어 외국인 결혼식 수요도 높다.
두 정원 모두 결혼식장으로 인기가 높지만, 핫포엔은 전통 가옥 공간을 활용한 소규모·가족 중심 예식에, 친잔소는 호텔 시설을 결합한 대규모·국제 행사에 강점이 있다. 접근성 측면에서는 핫포엔이 시로카네다이에, 친잔소는 문쿠구 세키구치에 있어 지하철 이용이 편리하다.
사계의 풍경과 건축학적 가치, 행사 운영 방식을 비교하면 핫포엔은 전통적 정원미와 일본 문화 체험에, 친잔소는 근대 정원 예술과 글로벌 서비스에 방점을 찍는다. 두 공간은 각기 다른 시대의 역사를 품고 도쿄 도심에서 자연과 전통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