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폭등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일본 정부가 미국산 쌀 수입 확대를 추진하면서 쌀 시장 안정과 미일 관세 협상을 동시에 꾀하는 이른바 ‘일거양득’ 전략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마이니치신문은 내주 예정된 미일 재무장관 회담에서 일본 측이 미국산 쌀 수입 확대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일본이 미국 측이 문제로 삼아온 ‘비관세 장벽’ 해소를 위해 내놓을 협상 카드 중 하나로 해석된다.
일본은 매년 약 77만 톤의 쌀을 무관세로 수입하고 있으며 이 중 약 45%가 미국산이다. 그러나 이 할당량을 초과할 경우 1kg당 341엔이라는 고율 관세가 부과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내 쌀값 급등과 공급 부족으로 인해 무관세 할당량을 넘는 수입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4년 일본의 무관세 할당 외 쌀 수입량은 1497톤으로, 이는 최근 수년간 평균보다 약 4배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은 쌀값 안정이라는 국민 체감형 과제를 해결하면서도, 미국과의 무역 마찰 완화를 도모할 수 있는 수단으로 쌀 수입 확대를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안전 기준·충돌 시험 규제 등 비관세 장벽 완화 조치와 연계된 형태로 관세 협상을 타진할 방침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은 국내 농가의 반발이라는 정치적 부담을 안고 있다. 쌀 수입 확대는 농업계를 중심으로 강한 저항을 불러올 수 있으며, 올여름 치러지는 참의원 선거에서 ‘농심 달래기’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여당과 긴밀히 조율하며, 수입 확대의 시기와 방식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모색 중이다.
한편, 최근 한국산 쌀이 35년 만에 일본 시장에 수출돼 열흘 만에 완판되는 등 일본 내 쌀 수요의 해외 의존도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쌀 수입 정책 변화는 한국을 포함한 다른 농업 수출국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