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6일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이 선체 자체 결함이었다는 해양심판원의 결론이 사고 발생 10년 만에 뒤늦게 밝혀졌다.
목포지방해양안전심판원은 지난해 11월 ‘세월호 전복사건’에 대한 특별심판을 재결하고, 조타 장치 고장과 복원력 부족을 사고 원인으로 규정했다고 14일 공개했다. 해양사고의 경우 법원 판결과 유사한 형식의 재결서를 통해 판단을 내리는 해양심판 제도에 따른 것이다.
목포해심은 일각에서 제기된 잠수함 충돌 등 외부 충격 가능성, 이른바 ‘외력설’은 완전히 배제했다. 심판부는 “세월호 인양 후 조사 과정에서 외력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단정할 수 있는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외력의 실체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원인 검토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대신 심판부는 사고 당시 조타 장치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했다는 2018년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견해를 받아들였다. 특히 2번 조타기 펌프에 장착된 솔레노이드 밸브가 고착돼 방향 조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선박이 급격히 기울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심판부는 또한 세월호가 개조 과정에서 무게중심이 높아져 복원성이 크게 저하된 상태였고, 여기에 과도하게 많은 화물을 적재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사고 당시 실린 화물은 허용량인 1,077톤을 두 배 이상 초과한 2,214톤으로 파악됐으며, 고박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회전 시 한쪽으로 쏠리며 침몰이 가속화됐다.
침몰 이후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서도 심판부는 선원들의 구조 조치 미비를 비판했다. 선장과 선원들이 해경에 구조 요청을 하면서도 승객 퇴선 유도나 구호 조치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심판부는 당시 세월호 선장 이준석을 포함한 항해사, 기관사 등 5명의 면허를 취소하고, 기관사 2명과 항해사 1명에 대해서는 6개월에서 1년간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선사인 청해진해운에는 시정 명령이 내려졌다.
해당 재결에 대해 청해진해운과 일부 관계자들은 불복 의사를 밝혔으며, 현재 중앙해양안전심판원에서 2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중앙해심의 재결은 법원의 1심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며, 이에 불복할 경우 항소심과 대법원 상고까지 이어질 수 있다.
사고 발생 10년이 지나 밝혀진 이번 심판 결과는 국민적 의혹과 논란을 불러온 세월호 참사의 실체를 법적·행정적 차원에서 규명하는 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